< 우리 반 영어 수업 시간 >
우리 반 영어 수업 시간
전 담임쌤이 가르치시던 영어 과목 후임으로 오신 여선생님.
1학년은 옆 반과 우리 반을 가르치신다.
우리 반 녀석들이 수업 시간에 좀 까부는 녀석들이 많다.
한 번씩 "선생님 반에 말 안 듣는 애들이 너무 많아요"
하면 떠드는 녀석들 다 적어서 명단 주라고 한다.
최근 한 2주 정도는 넘겨주는 명단도 많고,
적힌 이유도 좀 이해하기가 어렵다.
자잘한 거를 가지고 수업에 방해된다고 명단을 보내온다.
그러다 어제는 9명 명단을 보냈는데 그 이유가
김ㅡㅡ학원 숙제함
박ㅡㅡ과자 먹음
이ㅡㅡ친구랑 자리 바꿈
정ㅡㅡ수업 시간에 잠
이 메세지를 받고서 이 정도로는 수업 방해로 처벌할 수 없다고 했더니
이게 수업 방해지 않냐고 반문하네.
그래서 내일 아침에 보고 한 번 드려보겠다고했다.
그리고 저녁에 명단에 적힌 학부모님 한 분이 부당하게
계속 이름 적어서 망신을 주는 수업 방식에 대해서
교장선생님께 전화해서 이의를 제기하셨나보다.
오늘 아침 자습 끝날때쯤 교감선생님이 오시더니
잠깐 교장실로 가보라고 하시네.
내려갔다.
먼저 그 학생에 대해서 물으시고, 무슨 일인지 물으시기에
그 동안의 일들을 조목조목 말씀 드렸다.
수업 없는 시간에 애들 수업 잘 받나 가보면 몇명 잡담하는 녀석들이 있어서
바로 복도에서 눈치 주는데
옆 반 영어 시간 보면 그 반은 엄청 떠드는데도 담임쌤에게
뭐라고 한 번도 안 했다는거랑,
어제도 수업 시간에 올라가서 봤더니 그 학생이 엎드려 자고 있어서
오늘은 수업 방해했다고 명단에 없겠구나
했는데 수업 끝나자 또 명단에 있었다는거랑.
그 학생 좀 데려와보라고하셔서 억울하다고 막 말하지 말고
조목조목 차분하게 말씀 드리라고 하고 교장실로 데려갔다.
다행히 1교시가 스포 시간이라서 운동장에서 학생들 운동하는거 보고,
모악산도 보면서 기분 전환 좀 했다.
학생들 종례해주고 빈 교실로 올라가서 앉아있었다.
처음으로 담임 맡아서 일 해 본 교실.
머리 속 정리도 좀 하고, 빗자루 들고 청소도 좀 하고...
1시간쯤 뒤 교무실로 오니 다들 퇴근하고 텅 비어 있네?
책상 정리하고, 가방 챙겨서 집으로!
이번 주 엄청 힘 드네...
헥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