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의 백만대군을 물리친 고구려, 인구는?
고구려는 수나라 양제의 100만 대군은 물론 수나라 멸망 이후 중국을 통일했던 당나라 태종의 80만 대군도 물리친 바 있다.
그런데 이 엄청난 대군을 잇따라 물리쳤던 고구려의 실제 인구가 얼마였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만주와 요동, 한반도 북부 일대를 지배했던 고구려의 인구가 정확히 얼마였는지에 대해 추정할 수 있는 고구려측의 기록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다만 중국 당나라의 기록인 구당서에 고구려의 인구가 69만7000호로 나와있으며, 삼국사기에도 이 기록을 따라 69만호로 기록하고 있다.
69만7000호를 5인 가족으로 생각해 계산한다면 대략 3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이를 글자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역시 구당서에 나오는 백제의 인구 때문이다. 백제 패망 당시 인구가 76만호라고 적혀있어 고구려보다 더 많게 기록돼있다. 만주와 요동 일대가 한반도 서남부 지역에 비해 토질과 환경이 척박한 것을 고려한다해도, 영토 크기가 2~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백제가 고구려보다 인구가 많다는 것은 일반인들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수나라 문제가 598년 고구려 원정에 나선 이후 668년 당나라가 고구려를
멸망시키기까지 100년에 걸쳐 수차례 수, 당과 격전을 펼쳤다.
또한 당나라가 고구려의 멸망 이후 고구려 전역을 점령했던 것도 아니라 논란이 더욱 불거지게 됐다. 당나라는 고구려 패망 당시 요동과 평양 일대, 한반도 북부지역을 잠시 점령했지만 만주지역 전역을 모두 장악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고구려 멸망 30년 뒤인 698년 발해가 수립된 것이나, 이후 불과 20년여년만에 발해가 요동과 한반도 북부 일대를 장악하고 당나라의 안동도호부가 철수한 것 등을 고려하면 당의 기록은 당나라가 점령했던 일부 고구려지역만의 인구였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해진다.
350만이란 숫자로 수나라와 당나라의 연이은 대대적 침략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미지수다. 고구려는 수나라와 당나라의 침입 때 대략 30만명 이상의 병력을 동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전체 인구가 350만명 내외라면 짧은 기간동안 전체 인구의 10% 가까운 병력을 계속해서 동원했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고구려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고구려의 첨단무기 '찰갑'과 '말 갑옷' > (0) | 2018.10.23 |
|---|---|
| < 충주 고구려비-희미한 빗돌에 남아있는 고구려의 흔적 > (0) | 2018.09.29 |
| < 당 태종의 고구려 공격 > (0) | 2018.07.31 |
| < 고구려는 왜 100여년 지배하던 한강유역을 빼앗겼을까? > (0) | 2018.05.04 |
| < 서울 구의동 '고구려 보루 유적' > (0) | 2018.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