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

< 전국으로 확산된 광주학생운동 >

엑칼쌤 2019. 2. 18. 17:54

전국으로 확산된 광주학생운동



10월 30일 오후 5시 30분경, 광주를 떠난 통근열차가 나주역에 도착했을 때 일본인 남학생이 광주여고보 3학년 박기옥 등 조선인 여학생들을 희롱하자 박기옥의 사촌 박준채 등이 일본인 학생들과 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다음날 광주지역의 신문들은 일방적으로 일본인 학생들의 편을 들고 조선인 학생들을 질타하는 기사를 실었다. 
 
분노한 학생들은 11월 1일 광주시내에서 신사참배를 하고 오는 일본인 학생들과 광주역 부근에서 충돌했다. 마침 순찰중이던 일본인 경찰이 불문곡직하고 한국인 학생들을 구타했다. 
 
한국인 학생들은 그동안 차별대우와 쌓인 민족의식이 한꺼번에 발동하여 일본인 학생들과 주먹 대결을 벌였다. 그러자 출동한 일본경찰은 한국인 학생들만 연행해 갔다. 다음날인 11월 2일 시내에서 다시 한ㆍ일 학생들 간에 충돌이 일어나고 광주의 분위기는 분노에 들끓었다.          


마침내 11월 3일 11시경, 광주의 각급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 간에 집단난투극이 벌어지고 시민들도 몰려나왔다. 학생들을 호위하기 위해 나왔던 교사들은 학생들이 시위대로 돌변하자 당황했으나 어쩔 수 없이 학생들을 뒤따라 갈 수밖에 없는 형세가 되고 말았다.


시가지로 진출한 시위대는 "신천지에 휘날리는 우리 동포야, 길이길이 기다리던 오늘이 왔구나. 무등산에서 단련한 기술로 용감히 적군을 물리치세"라는 노래를 부르며 사기를 북돋워주었다.


시위대가 충장로를 지날 때 시민들은 각목ㆍ장작개비를 내놓았으며, 광주여고보 학생들은 통치마 앞자락에 호빵을 수십 개씩 싸오고 큰 바가지에 물을 떠오기도 하였다. 또 사범학교 학생들도 시위대열에 합류하였다.


학생시위대는 시내 중심가를 누비며 '조선독립만세', '식민지노예교육 철폐', '일본인학교 광주중학교를 폐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교가ㆍ응원가 등을 불렀다.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연도의 시민들도 행렬에 합세하여 시위대는 대군중을 이루었다.


시위대가 도립병원(현 전남대 부속병원) 앞에 이르렀을 때 광주경찰서 고등계 주임 나베지마가 인솔하는 100여 명의 경찰대가 가로막아 시위대와 대치하였다. (박찬승, 「광주학생운동」)
 
총독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하여 초비상 경계를 펴고 광주의 모든 중고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한국학생 75명을 주모자로 구속하고 일본학생은 7명을 구속했다가 모두 풀어주었다.
 
광주학생 시위를 지켜 본 신간회 광주지회를 비롯하여 사회단체 간부들은 회합을 갖고 '학생투쟁 지도본부'를 구성하여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전국화를 시도하였다. 한편 광주의 제2차 봉기를 준비하여 광주장날을 거사일로 정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보내는 선언문을 준비했다.          

< 선언문 >          
           
장엄한 학생대중이여! 최후까지 우리들의 슬로건을 지지하라! 그리하여 궐기하자! 싸우자! 굳세게 싸우라!

1. 검거자를 즉시 우리들이 탈환하자.
2. 검거자를 즉시 석방하라.
3. 교내 경찰권의 침입을 절대 반대하자. 
4. 교우회 자치권을 획득하자. 
5. 직원회에 생도 대표를 참가시켜라. 
6. 조선인 본위의 교육제도를 확립시켜라. 
7. 식민지 노예 교육제도를 철폐하라. 
8. 민족문화와 사회과학연구의 자유를 획득하자. 
9. 전국 학생대표 회의를 개최하라. 


광주학생시위는 방학 중인데도 전국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전국적으로 시위 또는 동맹휴학을 결행한 학교수 194개교, 참가학생수 5만 4천여 명이고, 그중 580여 명이 퇴학과  함께 최고 5년의 실형을 받았으며, 2,300여 명이 유기정학을 당하였다.
 

< 격   문 >


전조선 OO적 학생에게 격함
 

악독한 일본제국주의 지부인 조선총독부의 노예적 교육정책을 조선청년제군에게 시종 굴종적 마취제의 주사를 놓으며 탄압을 계속하고 있다.


보라, 사회과학연구 절대 금지, 국사(조선사)제외, 국어(조선어) 사용 금지, 일본제국주의의 충복이 된 자만을 교원으로 사용하는 등,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 부형의 피와 땀으로 얻은 금전을 강탈하여 문화향상, 교육계발 등 갖은 구실로서 놈들이 실시하고 있는 교육정책은 우리 학생을 기만하여 OOOO의 노예로 만들어가고 타락의 심연에 영원히 빠뜨리려는 수단을 쓰고 있다.


OO청소년제군! 저반 전조선을 통하여 봉기한 OO적 학생의 시위 스트라이크사건을 보라. 살인적 단말마적 행위로 우리의 선두에서 용감히 싸우고 있는 학생 전부는 철창에서 신음하고 있지 않는가!
 
정의를 위하여 정당한 동맹파교에 놈들은 무엇으로서 우리들에게 대하는가. 경찰, 소방대와 학교당국이 야합하여 총검으로 위협, 탄압하고, 우리들이 정의를 부르짖는 것을 대상으로 하여 검속, 고문, 투옥 그리고 진보의 자유를 싫어하는 학교당국은 또 우리에게 퇴학명령, 정학처분으로 시종일관하고 있지 않는가!
 
피가 있는 조선 OO적 학생제군! 용감하게 싸우자, 시위운동, 스트라이크. 전국학생사건에 대한 학교당국 및 포악한 조선총독정치 폭로연설회 등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써 자유와 정의를 위해 교내에서 투쟁하여 일본제국주의의 간성까지 육박하자. 


-. 검속된 학생을 탈환하라.
-. 교내 학생자치권을 옹호하라.
-. 일체 식민지교육에 항쟁하라.
-. 학원에 경찰간섭 절대반대.
-. 전국동맹파교로써 모든 요구를 관철하라.
-. 일본 제국주의를 타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