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와 닿는 시들

< 귀가ㅡ이재훈 >

엑칼쌤 2020. 9. 20. 12:38
귀가ㅡ이재훈


차창 밖으로 비가 내린다.
버스를 타기 전에는 맑았던 하늘인데
집으로 가는 길에 비가 내린다.
모두 저마다 집으로 가거나
외로움을 달랠 사람들을 찾아가거나
저녁 일터로 가는 길일 것이다.
휑한 마음 한구석에 빗방울이 또르륵 떨어진다.


언제쯤 집으로 당도할까.
쉬어야 할 집은 멀고
목은 더 컬컬해진다.
버스 뒷자리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연유인지 생각하다
뒤로 가서 가녀린 등을 토닥거려 주고 싶지만
모른 척 그냥 눈을 감는다.
도착할 집은 멀고 잠은 오지 않는다.
버스가 도착할 무렵이면
가까운 막걸리집부터 찾을 것이다.
컬컬한 목이 바짝 마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