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1945

< 제주도에 남아있는 일본 군사시설 >

엑칼쌤 2021. 8. 10. 13:54

제주도에 남아있는 일본 군사시설 

 

송악산 아래 해안절벽 진지동굴. 일제의 가미카제(神風) 자살특공대처럼 어뢰정을 타고 적의 군함에 충돌해 자폭하는 일본 해군의 자살특공대 기지다.

 

일제는 제주도 곳곳에 구축한 전쟁 시설물에 대한 미군 함정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자폭용 목제 고속정 부대인 신요오(震洋) 특공대와 인간어뢰인 카이텐(回天) 특공대를 1945년에 편성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성산일출봉과 함덕 서우봉 해안, 서귀포 황우치 해변과 모슬포 송악산 해안 등 곳곳을 파헤치고 뚫었다.

 

카이텐 특공대는 조정장치와 스크루를 단 어뢰를 조종사가 직접 몰고 적함을 들이받아 자폭하는 공격 부대다. 이 어뢰를 숨겨 놓기 위해 판 진지동굴이 송악산 해안에서 17개소가 발견됐다고 한다.

 

1943∼1945년 사이에 일제가 송악산 일대에 판 크고 작은 동굴진지가 60여 군데나 된다는 것이다. 일제가 송악산을, 아니 제주도 전체를 요새화 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송악산 둘레길을 다 돌면 다시 주차장이 나오고 여기서 차를 타고 몇 분만 이동하면 알뜨르 비행장이다.

 

알뜨르는 '마을 아래에 있는 넓은 들'이란 뜻으로, 밭농사를 짓던 농지 겸 목초지였다. 일제는 1926년부터 중국과 일본의 중간 거점인 제주도 알뜨르 지역에 대대적인 건설공사를 한끝에 20만 평 규모의 비행장을 완공했다. 이어서 오무라 해군 항공기지를 알뜨르 비행장으로 옮기고 규모를 40만 평으로 확장했다.

 

비행장 건설공사에 제주도민을 강제로 동원한 것은 물론이다. 종전될 때까지 비행장 관련 면적은 80만 평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외에도 정뜨르 비행장(현 제주공항)도 일제가 전쟁용으로 만들었다.

 

대륙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알뜨르 비행장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700㎞ 떨어진 중국 남경을 폭격하는 발진 기지가 됐다.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게 바로 전투기를 숨겨 놓던 격납고다. 그리고 실제와 똑같이 만든 '제로센(零戰)' 전투기가 격납고 안에 전시돼 있다.


이런 격납고가 알뜨르 비행장 곳곳에 만들어져 전투기 출격에 활용됐는데, 현재 남아 있는 격납고가 19개소나 된다. 알뜨르 비행장 관제탑과 지하벙커도 남아 있다. 관제탑은 골조만 덩그러니 드러나 있고, 지하벙커는 비행대 지휘소나 통신시설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입구가 개방돼 있어 손쉽게 지하공간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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