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 동영상

< 동영상-‘노무현 꿈’ 523마리 나비 빗속 뚫고 나래짓 >

엑칼쌤 2010. 5. 24. 07:34

동영상-‘노무현 꿈’ 523마리 나비 빗속 뚫고 나래짓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1주기 봉하마을서 추도식

"좋은 바람 불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 권양숙씨등 참석자들 눈시울

권양숙씨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오른쪽에 앉아 있던 노건호씨는 손수건에 얼굴을 묻었다. 추모객들의 눈가에도 물기가 번졌다. 하늘을 뒤덮은 먹장구름은 쉴 새 없이 빗물을 쏟아냈다. 멀리서 누군가의 외침이 추모식장을 울렸다. "내 마음 속 대통령님. 힘내십시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이 23일 오후 2시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옆 광장에서 엄수됐다. 차분하게 치러진 이날 추도식에는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건호씨 등 노 전 대통령의 유족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 수십여명이 참석했다. 한명숙·유시민·안희정·이광재·김두관 후보 등 6·2 지방선거에 출마한 이들도 자리를 지켰다.

[녹화방송 1부]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녹화방송 2부]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추도식은 참석자들이 < 애국가 > 와 < 임을 위한 행진곡 > 을 차례로 부르며 시작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추도사가 노래를 이어받았다. "작년의 5월은 슬픔이었습니다. 2010년 오늘의 5월에는 많은 꽃들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힘겨움과 고통 속에서 느끼지 못하셨던 그 날의 봄을, 올해는 편안하게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대통령님. 부디 영면하십시오."

이어 도종환 시인이 추도시를 낭독한 뒤 배우 명계남, 문성근씨가 무대에 올라 시민들이 직접 보내온 추모글을 낭독했다. "첫사랑 그대, 편히 쉬세요. 좋은 바람 불면 당신인 줄 알겠습니다." "꽃이 진 뒤에야 봄이었음을 압니다. 노란 풍선을 흔들면 언제든 와주세요. 봉하의 논둑길 달리던 그 자전거 타고서 달려와 주세요." "봄. 당신은 희망이었습니다. 여름. 당신이 우리를 지켜주었습니다. 가을. 당신을 사랑해서 행복했습니다. 겨울. 봄은 늘 당신에게서 옵니다." "내 마음 속에 망명정부 하나 있어 비바람 부는 날이면 나는 망명합니다. 내 마음 속 대통령에게로. 생애 마지막 날까지도 당신 편입니다. 자연의 한 조각으로 다시 만나길."

침울한 목소리가 추도식장에 내리깔리자 참석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도 끝내 참고 있던 눈물을 쏟았다. 권양숙씨는 말없이 눈을 감았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무대에 올라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노씨는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추도식을 준비해 준 분들에게 고맙다"고 말한 뒤 "(아버지께서 숨진) 그날의 비극보다는, 당신이 걸어오셨던 길, 당신이 걷고자 했던 길을 기억해달라"고 부탁했다.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내 슬퍼하는 노씨와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날 추도식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 완공식을 겸해 열렸다. 그간 노무현재단은 시민들이 기부한 박석 3만 여개를 더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새롭게 조성해 왔다. 추도식을 마무리하며 시민대표들이 마지막 박석을 직접 묘역에 심었다. 한 집안에서 3대가 함께 박석을 기부한 가족과 봉하마을에 오리농법을 전수한 주형로씨, 대통령의 오랜 친구 원창희씨 등이 마지막 박석을 심었다.

마지막으로 주최 쪽이 준비한 523마리의 나비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날갯짓을 시작했다. 523마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상징한다. 노란 나비들은 묘역 이곳 저곳을 조용히 날아다니다 서서히 모습을 감추며 '자연의 한 조각'이 되었다.

추도식은 오후 3시께 마무리 되었다. 사회를 본 방송인 김제동씨가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치자 추모객들이 일제히 일어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추도식이 끝난 한참 뒤까지 노 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 앞에는 국화를 헌화하고 돌아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이어졌다. 몇몇 시민들은 "권양숙 여사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추도식이 열리기 전 봉하마을 곳곳에서는 사전 행사가 진행됐다. 봉화산 정토원(원장 선진규)에서는 11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법회'가 열렸다. 문재인 전 비서실장(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유시민 경기도 지사 후보 등이 검은 양복을 입고 참석했다. 300여명의 시민들이 비옷을 입고 법당 바깥에서 법회를 지켜봤다. 같은 시각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대창초등학교에서는 추도식이 열리는 봉하마을까지 약 5km를 걷는 '민주 올레' 행사가 열렸다.

추도식 장소에 일찍 도착한 시민들은 노란 손수건을 손목 등에 차고 추도식을 기다렸다. 봉하마을 곳곳에는 노란 바람개비가 설치됐고, 시민들의 추모글이 담긴 노란 리본이 곳곳에 걸렸다. 추도식 현장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육성이 흘러나왔다.

김주형(48·서울시 도곡동)씨는 "평범한 사람들의 친구였고 권력을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노 전 대통령을 잊지 못하고 있다"며 "서거 1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이) 다시 보고 싶어 봉화마을을 찾았다"고 말했다. 어린 두 딸을 비롯해 가족 모두가 봉화마을을 찾은 하영복(41·구리시)씨는 "아이들에게 사람다운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 노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 하니TV > 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1주기 추도식'을 생중계하는 것을 비롯해 23일 오전 10시부터 11시간 동안 특집방송을 편성한다.

노무현 서거 1주년 특집방송은 '서거에서 국장까지 눈물의 1주일'을 시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서거 1주기 추도식 생중계', '노무현 열 컷의 풍경 녹화방송', '서울광장 시민추모 문화제 생중계' 등 생중계와 녹화방송으로 꾸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