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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성-조문국(召文國) >

엑칼쌤 2019. 11. 14. 13:44

의성-조문국(召文國)





조문국은 의성군 금성면 일대를 무대로 한 고대국가다. 서기 185년 신라에 병합되기까지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역사에도 그 이름이 기록됐다. <삼국사기>에 “185년(벌휴 이사금 2)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를 좌우 군주로 삼아 조문국을 치게 하니, 군주라는 명칭은 이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이 있다.


◆ 조문국, 의성에 고대국가 있었다



금성산 고분군 야경.


         

조문국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은 의성 금성산 고분군(경북기념물 128호)이다. 금성면 대리리와 탑리리, 학미리에 있는데 조문국이 의성지역에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음을 알려준다. 5~6세기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 374기가 흩어져 있다. 고분을 만나기 위해 국도28호선을 달리다가 조문국사적지 표석을 보고 들어간다. 속이 확 트이는 풍광이 여행자를 맞는다. 드넓은 초원에 고분 10여기가 눈에 띈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조문국사적지에는 봉분 40여기가 있다. 이 중 유일하게 주인이 알려진 고분이 1호분(경덕왕릉)이다. 둘레 74m에 높이 8m로 봉분 아래 화강암 비석과 상석이 있다. 경덕왕릉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전설이 있다. 현재 능이 있는 자리는 약 500년 전에 오이밭이었다. 원두막에서 낮잠이 든 농부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나는 조문국의 경덕왕이다. 네가 자는 자리가 내 능 위니 속히 철거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인이 농부 등에 글을 남겼는데 잠에서 깬 농부가 이 글을 보고 현령에게 고해 봉분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조선 숙종 때 허미수의 문집에도 비슷한 전설이 기록됐다. 경덕왕릉 앞에는 봉분 모양 조문국고분전시관이 있다. 2009년 발굴한 대리리 2호분의 내부 모습을 재현한 곳으로 순장 문화와 출토 유물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 의성여행, ‘이곳’은 꼭 찾아가야




    

탑리 오층석탑.



시간 여행을 즐길 만한 다른 유적도 있다. 의성 제오리 공룡발자국화석 산지(천연기념물 373호)는 약 1억15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 4종 316개가 있는 곳이다. 크기가 다양한 초식 공룡과 육식 공룡 발자국이 동시에 발견돼 공룡 서식지로 추정한다.


통일신라 때 세운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국보 77호)도 가까이 있다. 높이 9.56m에 폭 4.51m로 전탑 양식과 목조건축 수법을 동시에 보여준다.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다음으로 오래된 석탑이다. 탑리리는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가 있어 한바퀴 둘러볼 만하다.



빙계계곡의 빙혈.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빙계계곡의 빙혈         

         


의성 빙계리 얼음골(천연기념물 527호)을 빠뜨리면 서운하다. 경치가 수려한 곳으로 여름에 얼음이 얼고 겨울에 김이 솟는다는 빙혈과 풍혈이 있다. 빙혈 근처에 탑리리 오층석탑을 본뜬 의성 빙산사지 오층석탑(보물 327호)이 자리한다. 초록색 푸르름 속에 석탑의 기품이 빛난다. 얼음골 입구에 인재 교육의 중심이던 빙계서원도 있다. 고즈넉한 산 아래 앉아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한적하게 선조의 멋을 되새기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