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와 닿는 시들

< 눈사람-이재무 >

엑칼쌤 2020. 1. 21. 23:46

눈사람-이재무





눈 내린 날 태어나

시골집 마당이나 마을회관 한구석

혹은 골목 모퉁이 우두커니 서서

동심을 활짝 꽃피우는 사람.



꽝꽝 얼어붙은 한밤 매서운 칼바람에도

단벌옷으로 환하게 꼿꼿이 서서

기다림의 자세 보여주는

표리가 동일한 사람.



한 사흘,

저를 만든 이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

마음의 심지에 작은 불씨 하나 지펴놓고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이.



이 세상 가장 이력 짧으나

누구보다 추억 많이 남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