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추천 코스
숙소를 전주 한옥마을 근처로 잡았다면 한옥마을 거리와 향교는 당연히 필수 코스일 것이다. 하지만 메인 일정으로 잡기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출발하기 전 이른 아침에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사람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다. 방역의 이점도 챙기고, 붐비지 않는 고즈넉한 거리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 일석 이조다.
저녁에 돌아오면 동고사 위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볼 것을 추천한다. 외지인들이 잘 모르는 석양 및 야경 포인트다. 동고사는 유적지라기보다 수행 사찰이고 주차 공간이 딱히 없으니 군경 묘지 앞에 주차하고 걸어 올라가는 것이 좋다.
경사가 꽤 있는 부분이 있지만 포장길이고 길지 않아서 산책 삼아 걸을 수 있는 수준이다. 동고사를 왼편으로 두고 계단을 만난다면 5분 안에 전망대에 이를 수 있다. 평일 저녁이라도 사람이 몇 있을 수 있으니 당연히 마스크를 지참하고 움직여야 한다.
이제 전주에서 편도 1시간 반 안에 갈 수 있는 여행지 몇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런데 국내여행을 행복하게 하려면 한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는 그것을 '외국인의 눈으로 보기'라고 표현한다.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타국인의 눈으로 새롭게 우리의 풍경을 바라보면 이만큼 아기자기한 모습이 또 없다.
* 아침 풍경은 진안, 저녁 풍경은 부안
전북의 동쪽에는 진안 고원이 있고 서쪽에는 부안 바다가 있다. 라임을 맞춘 것 같은 두 지역은 '단짠 조합'처럼 서로 대비를 이루지만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진안의 아침은 그윽한 안개가 일품이고 부안의 저녁은 석양이 참 좋다. 푸른 아침과 붉은 저녁을 만나보자.
당일에 두 곳을 모두 가기에는 이동하는 수고가 너무 아깝다. 어떤 날은 새벽에 서둘러서 진안으로 올라간 후 석양이 지기 전 전주로 와서 동고사 전망대로 올라가 하루를 마감하면 좋을 듯하고, 또 하루는 이른 아침 한옥마을을 한 바퀴 돌고 천천히 부안으로 가서 저녁 노을을 만나고 돌아오면 좋겠다. 이렇게 하면, 세 지역의 풍경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진안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두말할 것 없이 '마이산'이라고 할 것이다. 호반 드라이브를 최대한 집약적으로 마치고 두 시간 정도의 여유를 확보하여 마이산에 다녀오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가장 좋은 계절이야 당연히 벚꽃 피는 봄날이겠지만, 겨울에 가도 좋다. 평일 오전에 가면 호젓하게 걸을 수 있다. 혹은 가까이 가지 않더라도 그 모습이 신비로워서 멀리서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제 부안에 위치한 바다로 향해보자. 안타까운 것은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아름다웠던 해안 풍경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하서면에서 변산면으로 가는 길에 보였던 바다와 습지의 풍광은 현재 넓고 황량한 공사장으로 바뀌어버렸다. 그래도 모든 해안이 다 육지가 되어버린 김제보다는 낫다.
바다에 이르기 전 내소사에 잠깐 들러보는 것도 좋다. 오대산 선재길에 비할 수는 없지만 전나무 숲길이 제법 운치가 있다. 단청을 새로 칠하지 않은 소박한 느낌의 내소사를 내변산이 품고 있는 모습도 참 아늑하다. 가을에는 느티나무의 위용이 대단하고 겨울에는 설경이 좋다.
변산면으로 조금 더 가다보면 차례로 변산해수욕장과 고사포 해수욕장, 수성당을 지나 격포해수욕장이 나온다. 가장 알려진 곳은 아마도 격포 채석강일 것이다. 1억 년 전에 만들어진 지층의 단면을 보면서, '우리 또한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하자'고 마음을 다지기에 제격인 곳이다.
좀 더 한적한 해변을 원한다면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가 고사포해변으로 가면 된다. 송림 내에 야영장이 있지만 넓이 대비 인원으로 본다면 사람이 거의 없는 것과 같다. 바다 너머로 태양이 지고 붉게 하늘이 물들 때 이곳에 반려자와 함께 서 있다면 이 바다와 노을을 온전히 소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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