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와 닿는 시들

< 도봉-박두진 >

엑칼쌤 2018. 10. 16. 12:24

도봉-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긴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