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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사의 학생들 위한 '사랑의 편지'에 지자체 화답 >

엑칼쌤 2020. 5. 1. 09:47

한 교사의 학생들 위한 '사랑의 편지'에 지자체 화답




“읍·면지역 학생들의 통학이 불편해요.”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의 뜻을 존경합니다.”


한 고등학교 교사가 제자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해 달라는 글에 지방자치단체가 해결 방안을 찾아 나선 일이 알려졌다.


충북 충주시 엄정면에 위치한 충원고등학교 유성희(36)교사는 지난 23일 오후 3시59분쯤 조길형 충주시장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그는 글에서 “학생들이 시내버스를 이용해 통학하는데 1시간 정도가 걸려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시골 학교로 야간에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고 적었다.          

충원고에서 6년 전부터 학생들과 동고동락을 해온 유 교사는 신입생 모집에서 만난 학생들이 “교통편과 통학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엔 답하기 곤란함을 느꼈다고 한다. “밤길이 위험해 야간 자율학습을 하지 못한다”는 여학생들의 고민도 해결할 길이 막막했다.
        

유 교사는 해결방안을 고민하다 조 시장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이다. 이에 조시장은 “감사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의 뜻을 존경합니다.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공무원을 보내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글이 올라온 다음날 관계공무원 3명이 학교를 찾아 불편 사항 등을 협의했다. 시 관계자는 “등교가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이 어디서 승·하차를 많이 하는지 등의 운행 노선이 정확하지 않다”며 “읍·면지역 학교 학생들의 불편사항 개선을 위해 전세버스 운영과 가로등 추가 설치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의 움직임에 유 교사는 “학생들의 불편함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적극적인 행정을 펴는 충주시에 감사하다”며 “등교가 시작되면 통학권이 보장돼 학생들이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원고는 수용인원 120명의 기숙사가 갖춰져 있지만 외지에서 오는 학생들이 들어오고, 충주시내권 학생 60여명과 읍·면지역 학생 70여명은 통학을 한다. 시내권 학생 60여명이 등·하교시간을 맞추려면 버스 1대로는 부족하고, 이마저도 등·하교 시간에 맞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 읍·면지역 학생은 시내버스가 1시간에 1대나 2대로 통학에 불편을 겪기 일쑤다. 대학 진학 등을 위한 야간자율학습은 오후 9시 30분에 끝난다. 늦은 시간에 학교 주변 인도가 불편하고 가로등이 없어 통학하는 여학생들은 아예 야간자율학습을 포기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