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망명 티베트인 부대 중국 국경 배치
인도에는 중국에서 망명한 티베트인으로만 구성된 특수국경군이라는 막강한 전투부대가 있다. 1962년 창설된 SFF는
현재 7개 대대 규모로, 병력은 5000여 명이다. 인도군은 그동안 SFF를 중국이 아닌 파키스탄과 국경지대에 배치해왔다. 중국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는 SFF 병사들이 자칫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력을 행사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인도군은 이처럼 중국과 관계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지만 중국군이 국경지대에서 계속 도발을 일삼자 지난해 8월 SFF를 히말라야산맥 남쪽에 위치한 라다크 지역 판공호(湖) 인근에 전격 투입했다. SFF 병사들은 중국군의 강력한 저항에도 해발 4200m에 자리한 판공호 남쪽 언덕의 고지 두 곳을 기습 점령했다. SFF 병사들은 이곳 지형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고산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 등 신체적으로 중국군 병사보다 강인하다.
달라이 라마 생일 축하, 中 견제 의도판공호는 중국 서부 티베트와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의 접경 부분에 자리한다. 둘레 134㎞, 너비 5~7㎞인 이 호수의 왼쪽 3분의 1은 인도가, 오른쪽 3분의 2는 중국이 각각 통제하고 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150㎞ 떨어진 갈완 계곡에선 지난해 6월 양국군이 무력 충돌해 인도군 20명과 중국군 4명이 전사했다. 중국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 동부의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 중이다. 반면 인도는 라다크 지역이 자국 영토라며 맞서고 있다. 양국은 1962년 전쟁까지 벌였지만 아직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3488㎞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국경으로 삼고 있다.
각종 중화기 및 전투기 배치중국과 인도 국경 사이에 위치한 티베트는 전체 면적 122만㎢로, 히말라야산맥과 해발 3000m 이상 고산지대로 이뤄져 '세계의 지붕'으로 불린다. 라다크 지역은 과거 티베트 땅이었다. 중국은 1965년 티베트에 시짱(西藏)자치구를 세우고 자국 영토로 공식 편입했다. 티베트 주민은 대부분 달라이 라마 14세의 비폭력 노선을 추종해왔지만, 최근 들어 일부 젊은 층은 무력으로 독립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티베트 독립운동세력의 무장 투쟁을 지지한 적이 없다. 만약 인도 정부가 티베트의 무장 투쟁세력을 지원할 경우 중국 정부로선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군은 최근 들어 인도군과 충돌했던 라다크 지역 주둔 병력을 1만5000명에서 5만 명으로 증강했다. 중국군은 이 지역에 지대공미사일을 비롯해 각종 중화기를 배치했으며, 지하 벙커와 터널, 소규모 수력발전소, 태양광 패널도 설치하고 있다. 중국군 의도는 인도와의 국경분쟁 장기화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이에 맞서 인도군 역시 이 지역에 5만 명 병력을 급파했고, 도로와 터널, 막사를 건설했으며, 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 양국군이 병력을 대규모 증강한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다. 자칫하면 양국군이 지난해처럼 무력 충돌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인도가 티베트 카드를 꺼내려는 것은 원모심려(遠謀深慮)의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도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과의 '전천후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7월 7일 '중국-파키스탄 수교 70주년 세미나'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양국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비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긴밀하게 구축해야 한다"며 "중국은 앞으로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파키스탄과 손잡고 독립과 주권 수호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 역시 "코로나19 사태에도 중국과 파키스탄이 협력해 우정이 심화했다"며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에 대한 입장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왕 부장은 파키스탄 측에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백신 등 방역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파키스탄과의 경제회랑 구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파키스탄 껴안기를 강화하는 것은 인도를 견제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말 그대로 양국이 파키스탄과 티베트 카드로 '장군과 멍군'을 주고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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