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밭에 쓸쓸히...초라한 고려 왕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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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 장군을 시켜 거란 침입을 물리치고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업적을 세웠지만, 현종은 지금 너무도 초라해진 무덤에 잠들어 있다. 봉분을 감싼 병풍석들은 흙에 묻히거나 부서졌고, 무덤을 두른 난간 기둥돌도 대부분 없어졌다. 왕릉 바로 앞까지 협동농장의 밭으로 개간되면서 능역은 보통 무덤처럼 좁기만 하다. 현종을 비롯해 혜종(2대), 정종(3대), 예종(16대) 등 개성 부근에 있는 고려시대 주요 임금 12명과 왕비·왕족들의 왕릉 모습이 공개됐다. 개성은 고려 왕조(918~1392)의 도읍지로, 이들 왕릉의 최근 모습이 확인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8일 <한겨레>에 사진을 공개한 장경희 한서대 교수(문화재보존학)는 “2005년부터 북한 당국과 교섭해 현지에서 직접 실측조사를 하면서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들을 보면, 고려 왕릉 대부분의 능역과 주변 경관은 일제 때 도굴과 한국전쟁 때의 파괴 등을 거치며 심하게 훼손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주변 숲을 베고 능역 안까지 다랑논밭을 만든데다 관리에 소홀해 봉분과 층단·석물 등이 처참할 정도로 망가진 사실이 확인된다. 장 교수는 “남북 당국간 협력을 통해 체계적인 복구·보존 대책을 시급하게 세워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 교수는 공개한 사진과 실측도면, 답사 결과 등을 묶은 책자 <고려왕릉>(예맥)을 발간해 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장경희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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