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 엄마가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

엑칼쌤 2012. 3. 22. 20:41

엄마가 슈퍼우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 스크랩 자료입니당.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자식을 향한 엄마의 뜨거운 사랑과 관심은 매한가지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를 더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국경을 초월한다. 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서는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도쿄에 사는 김민정 주부가 전하는 일본의 육아 문화, 이달에는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바쁜 그녀의 하루 일과를 공개한다.



 

1. 평소 오전 6시 30분쯤이면 일어나는데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세수나 샤워가 아닌 세탁기를 돌리는 일이에요. 건조기가 따로 없기 때문에 옷이 마를 때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좀 걸리거든요. 그래서 빨래는 아침 일찍 서두르는 편이에요. 어린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제 이야기에 더 공감하실 거예요. 이제 갓 돌이 지난 하나는 매일 손수건 세 장, 턱받이 두 장을 사용하고 옷도 두 번 정도 갈아입어서 빨랫감이 굉장히 많아요. 며칠 그대로 쌓아뒀다가 한 번에 처리하려고 하면 일이 두 배로 늘어나죠.

2. 빨래를 하고 나서 오전 7시쯤에는 남편과 딸을 깨운 뒤 아침상을 차려요. 오늘 아침에는 파운드케이크아보카도와 오이, 토마토샐러드를 준비했어요. 파운드케이크는 '하치도리 카구라'라는 유명 케이크 전문점에서 구입했는데 이곳에서는 유기농 재료들만을 사용해 케이크를 구워요. 바나나, 콩, 사과 등 여러 종류의 맛을 선택할 수 있고 빵 냄새 또한 매우 좋답니다. 게다가 많이 달지 않아서 우유와 함께 먹으면 참 맛있어요. 파운드케이크에 곁들인 아보카도와 오이는 신선한 상태에서 그대로 썰어 담으면 되고, 토마토샐러드는 토마토를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썬 뒤 소금과 올리브유를 뿌려서 버무리면 돼요.

3. 온 가족이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 외출 준비까지 마치고 나면 남편은 출근길에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저는 대학교로 가요. 집에서 엄마 역할에 충실했다면 집 밖에서는 대학원생으로서, 한국 언론매체의 해외 통신원으로서, 드라마 자막 번역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지요. 취재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는 날에는 학생으로서의 공부와 프리랜서 기자로서의 일을 둘 다 해내느라 평소보다 더 바빠요.

4. 각종 개인적인 업무들을 마친 뒤 오후 4시쯤에는 어린이집으로 가서 딸을 데리고 나와 함께 빵집과 마트에 들러 장을 봐요. 그런 다음 집에 와서 딸의 저녁식사를 챙기다 보면 남편이 퇴근을 하지요. 저녁 메뉴는 간단해요. 찌개를 끓이거나 고기를 구우면 되거든요. 거의 매일 메뉴가 비슷해요. 저녁상을 차릴 시간이 부족할 때는 반찬 걱정할 필요가 없는 스파게티로 간단하게 때우기도 하고요.

5. 8년째 KBS 라디오의 도쿄 통신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는 이따금 일본에 주요 뉴스거리가 생길 때마다 저녁시간을 이용해 라디오 방송 일을 해요. 한국어 실력을 유지하고, 자칫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일본의 다양한 뉴스도 되짚어볼 수 있기 때문에 저 스스로에게도 무척 소중한 공부랍니다. 제가 라디오 원고를 쓰거나 차 한 잔으로 잠시 휴식시간을 보낼 때 남편과 딸은 목욕을 해요. 그런 다음 밤 9시 정도가 되면 딸을 재우고, 다시 거실에 나와서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시간을 기다리지요. 제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에 방송되기 때문에 그 전에 씻고, 학교 과제를 하고, 한국 드라마에 일본어 자막을 넣는 일들을 처리해요.

6. 어떤가요? 굉장히 바쁜 하루 일과죠. 딸이 태어난 뒤로는 엄마로서 해내야 할 일들이 더욱 많아졌기 때문에 정말 정신없는 나날들의 연속이에요. 그렇지만 '고생하고 있다'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원해서 낳은 아이고, 딸을 잘 돌보는 일이 지금 제게 주어진 가장 어려우면서도 보람 있는 일이 될 테니까요. 단지 아이를 키운다는 의무감만 느끼기보다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자주 웃으면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엄마로 살고 싶어요. 이 시대의 모든 워킹맘들, 저처럼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