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

< 골란고원에 드리운 전운 >

엑칼쌤 2018. 5. 22. 12:07

골란고원에 드리운 전운


시리아 남서부에는 평균 해발 1000m의 골란고원이 있다. 서쪽으로 이스라엘, 남쪽으로 요르단, 북쪽으로 레바논과 맞닿은 골란고원은 남북 길이 71km, 동서 최대 너비 43km, 면적 1800km2로 여의도 넓이의 140배나 되는 거대한 구릉지대다. 골란고원은 역사적으로 아랍 민족이 지배해왔다. 시리아는 1946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골란고원을 자국 쿠네이트라주에 편입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5~10일 엿새간 시리아 · 요르단 · 이집트를 선제공격하면서 이른바 '6일 전쟁'인 제3차 중동전쟁을 벌여 승리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 동예루살렘, 골란고원, 요르단강 서안지구, 가자지구 등을 점령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와 가자지구에선 군 병력을 철수했지만 골란고원과 동예루살렘은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 시리아는 영토를 탈환하고자 이집트와 함께 1973년 10월 6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제4차 중동전쟁을 벌였지만 패배했다. 


이스라엘과 시리아가 골란고원을 놓고 전쟁까지 벌인 이유는 골란고원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이다. 골란고원에 오르면 갈릴리 호수를 비롯해 이스라엘 곡창지대인 이스르엘 평야가 한눈에 보인다. 시리아 쪽으로는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이르는 평야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골란고원을 차지하는 쪽이 상대국의 군사 움직임을 손쉽게 간파할 수 있다.


* 이란, 시리아에 군사기지 구축


시리아에 파견된 이란 혁명수비대의 최정예 부대인 알쿠드스군이 5월 10일 골란고원의 이스라엘군 초소와 유대인 정착촌 등에 로켓포 20여 발을 발사하자 이스라엘군이 대대적인 반격을 가하면서 중동지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직접 무력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스라엘군은 F-15, F-16 등 전투기 28대를 동원해 시리아 내 70개 이란군 목표물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의 반격 작전은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시리아 영토에서 최대 규모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누구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우리는 7배로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강력한 반격 작전을 벌인 이유는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이란이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이 시리아 내전이 종식된 이후에도 군 병력과 무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우려해왔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시리아에 이란군 병력과 무기가 남게 된다면 이스라엘에겐 안보적으로 커다란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5월 11일 골란고원을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시리아 내 이란군을 쫓아내라고 강력하게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란은 그동안 시리아 내전에서 알아사드 대통령과 시리아 정부군을 위해 군 병력은 물론 각종 무기와 병참, 정보 등을 지원했다. 게다가 이란은 시리아에 드론 기지, 로켓과 레이더 기지 및 정보센터, 무기고 등 각종 군사기지를 구축했다. 특히 알쿠드스군은 대규모 훈련시설을 세워 5만~8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 시아파 민병대를 훈련시켜왔다. 그럼에도 알쿠드스군은 그동안 시리아 내전에서 노골적인 군사행동을 벌이지 않았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도 자제해왔다. 그 이유는 미국이 핵협정을 유지하고 제재조치를 해제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8일 이란과 핵협정을 파기하고 지금까지 유보해왔던 제재조치를 원상 복구한다고 선언하자, 이란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골란고원에 대한 공세에 나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란은 시리아 시아파 민병대와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정예 병력을 골란고원 쪽으로 비밀리에 이동시켜왔다. 이 때문에 이란의 목표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 탈환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골란고원에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을 군사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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