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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경찰, ‘김제동 햄버거’ 끝내 거절한 이유 >

엑칼쌤 2011. 6. 10. 06:59

동영상-경찰, ‘김제동 햄버거’ 끝내 거절한 이유

 

"햄버거 좀 받아주세요." (학생들)

"많이 먹고 왔습니다." (경찰)

"한입만 드세요." (학생들)

"나중에 먹을게요." (경찰)

8일 저녁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등록금 집회'를 마친 대학생들이 경찰에게 햄버거를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이 받지 않았다. 이 햄버거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학생들에게 기부한 돈 500만원 중 절반을 활용해 구입한 것이다. 학생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학생들이 햄버거를 구입한 것은 김제동씨의 부탁 때문이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관계자는 "김제동씨가 250만원씩 담긴 봉투 두 개를 주면서 '한 개는 학생들이 쓰고 나머지 한 개는 전·의경들을 위한 일에 써달라'고 부탁하고 갔다. 고민 끝에 함께 고생하는 전·의경들에게 햄버거를 전달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70개의 햄버거를 준비해 청계광장에서 경비를 서던 경찰에 전달했다. 하지만 경찰들은 머쓱한 표정만 지을 뿐 햄버거를 건네주는 학생들의 손을 붙잡지 못했다. 현장을 지휘하던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만 마지못해 햄버거 한 개를 받아들었다.

한 여학생은 억지로 경찰의 손에 햄버거를 쥐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여학생이 "성공했다" 고 말하며 활짝 웃자 경찰은 다시 햄버거를 되돌려주었다. 이 여학생은 입을 삐죽이 내밀면서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학생들은 전·의경들이 상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판단해 오랫동안 "허락해, 허락해"라고 외쳤다.

경찰들이 햄버거를 바라보기만 할 뿐 끝내 받지 않자 학생들은 바닥에 햄버거 상자를 내려놓고 귀가했다.

이날 집회현장을 관리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9일 < 한겨레 > 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햄버거를 주는 방식이 잘못됐다. 경찰을 모욕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전·의경들이 그 상황에서 햄버거를 먹지 못할 것은 뻔히 예상할 수 있지 않나. 다음에는 포장을 해서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식 한대련 문화국장은 "경찰을 모욕할 의도는 조금도 없었고 전·의경들도 우리처럼 등록금으로 고통받는 대학생이 많을 것 같아 함께 밥 먹고 힘내자는 차원에서 계획한 것이다. 처음에는 경찰서 전·의경 부대에 치킨을 배달할까 생각했었지만 제대로 전달될지 알 수 없어 집회 현장에서 먹을거리를 전달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대련은 9일 경찰을 만나 김제동씨가 전달한 돈의 기부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