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똥꼬랑 찍깐이 42

< 찍깐이 첫 아르바이트 >

찍깐이 첫 아르바이트 집에 오니 없네. 알바 갔나봐. 이런. 저녁 식사하고 걱정 되어서 와 봤지. 큰 길도 아니고 안으로 들어가서 작은 골목길. 가게 맞은 편에 서서 일 하는거 보는 중. 가게는 작은 편이고, 사장님이 이것저것 알려주시네. 가서 차 가져와야겠네. 10시에 끝나면 걸어와야되는데 큰 길 주변이 유흥 시설들이 많아서. 그래도 골목 안쪽에 있어서 다행이네. 아빠가 가서 차 가져오마. 비가 내린다. 9시 반 도착. 30분 기다려서 입구에서 만났지. 별로 안 놀라네? 사장님이랑 인사 나누고. 따스한 분 같으시네. "잘 부탁 드립니다."

< "아빠. 나 합격했어" >

"아빠. 나 합격했어" 지난 10월 29일이었던가? 문자가 와 있었다. "아빠. 나 원광보건대 간호학과 합격했어" 공부에 대한 발동이 늦게 걸려서 3학년 들어와서야 독서실에서 밤 1시까지 공부하고 왔었는데. 아빠는 딸내미 올 때까지 소파에서 앉아서, 때로는 누워서 자다가 깨서 맞아주고. 오빠가 간호학과 다니니까 오가며 접해보았던 간호학과에 대한 욕심이 생겼나보다. 자기도 간호학과 갈거라고... 그래도 수능 전날까지 밤 1시까지 집 근처 큰 길 독서실에서 열공하다 왔거든. 잘 되기 바랍니다.

< 딸내미의 인형 판매 >

딸내미의 인형 판매 수능을 끝낸 딸내미가 그 동안 공부했었던 책들 다 내놓고, 침대에서 같이 생활했던 인형들을 판매한다고 당근 마켓에 올렸단다. 잠시 뒤 사겠다는 사람과 아파트 입구에서 만나기로 했다네. 저녁으로 김장 김치에 수육 삶아서 먹는 중이었는데 바로 연락이 왔네. 밥 먹다가 말고 아파트 입구로 출동. 10분쯤 뒤 오더니 20대로 보이는 여자분이랑 서로 멀뚱멀뚱 서 있다가 "혹시 당근님이세요?" 물어봐서 알았다고. "나는 초딩이나 중딩일 줄 알았는데 20살 정도 되는 여자분이 서 있는거야?" 하면서 막 웃는다. 자기 손으로 처음 벌어본 돈. 7천냥! 딸내미의 수능 후 첫 날 풍경이었습니다.

< 벌써와 아직 >

벌써와 아직 어떤 사람은 "벌써 다했어?" 하고 긍정적으로 봐 주는 사람이 있고,어떤 사람은 "아직도 못 했어?"하는 사람이 있다.할 수 있다면 상대방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 한 마디를 건네보자. 7월 2일.딸내미 생일이다. "찍깐아. 아빠가 생일 겁나게 축하한다. 시험 기간인데 열공, 빡공해서 잘 풀기 바란다. 고 3 수험생 힘 내라"

< 굴절 교정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 >

굴절 교정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 시력이 너무 안 좋은 아들녀석 수술 받는 날이다. 학교 수업 있어서 데려다는 못 주고, 수술 끝나고 병원에 있으면 퇴근길에 데리러 간다고 했지. 4시 반경 퇴근. 그 병원을 찾느라 두리번두리번. 이런 지나쳤나보다. 유 턴. 천천히 찾아봐라. 찾았다. 앞에 서 있네. 눈에 흰 기구를 쓰고 있네. 잘 태우고 왔지. 밥맛은 있으려나? 빵 좀 사다놓아야겠다. 나도 먹고 싶고.

< 위문 편지ㅡ4 >

위문 편지ㅡ4 정훈이에게. 어제랑 오늘 아침은 많이 쌀쌀하더라. 입김이 나오던데? 전방 부대들은 많이 추웠겠더라. 이제 1주일 남았네? 너무 빨리 끝나는거 같아서 서운하지? 아빠는 병장 마지막 휴가 나와서 장기 지원할까 생각했었다. ㅎㅎ. 체질에 맞더라구. 남은 기간 훈련 잘 받고. 목요일에 아빠는 수업 있어서 엄마가 갈거다. 건강하게 잘 지내기 바란다. 10. 30. 금요일 밤.

< 위문 편지ㅡ3 >

위문 편지ㅡ3 어제 낮에 할아버지 생신 모임했었다. 할아버지네랑 고모네는 고모만 오고. 회집에서 했는데 정은이가 친구들은 잘 먹는다고 자기도 먹어본다고 하더니 끝까지 잘 먹더라. 너도 "나 안 먹어"하지 말고 다음 모임때는 같이 먹게? 군인 아저씨가 아무거나 잘 먹어야지 안 그러면 아빠네 학교 학생들처럼 뻗친다. 저녁 식사는 했겠고, 저녁 잘 쉬고, 다음 한 주 교육도 열심히 받기 바란다. 친한 동기 몇 명 사귀었나? 교육 수료 후 서로 연락주고받을 동기도 사귀어라. 추억이잖아? 갑자기 많이 추워졌다. 감기 조심하고, 좋은 저녁 되기 바란다. 10. 25. 일요일 밤.

< 위문 편지ㅡ2 >

위문 편지ㅡ2 수고하시는 군인 아저씨에게. 일요일 오후인데 뭐 하나? 빨래랑 직접 해 보니 어떻더냐? 아침에 "기상" 소리에 파딱 잘 일어나나? 군기가 빠짝 들어야될텐데. 동기들이랑 같이 잘 어울려라. 한 달. 너만의 다시 찾아오지 않는 추억이다. 열심히 훈련 받고, 먼 훗날 웃음 지을 수 있게 하기 바란다. 수고해라. 10. 18. 일요일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