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인성 전투 때는 1231년 8월, 세계를 사실상 좌지우지했던 몽골제국의 말발굽이 한반도에도 닿기 시작했다. 본디 중국 대륙 북쪽에 위치한 몽골은 본래 각 부족들끼리 분열해 끊임없는 전쟁을 펼치던 혼돈의 땅이었다. 1189년 보르지긴 씨 출신의 테무진이 몽골계 주변 민족을 통합하고 1206년 몽골고원을 통합하고 칭기즈라는 칭호를 받아 칸에 오르면서 세계는 큰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게 된다. 중앙아시아의 부유한 국가인 호레즘 제국도, 수백 년 동안 이슬람 세계의 종주국 지위에 있었던 아바스 왕조도, 중국 대륙의 금나라와 송나라도 몽골제국 앞에선 힘없는 양 한 마리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고려와 다소 동떨어진 곳에 세력을 집중하던 몽골이었으나 급속한 팽창을 거듭하며 북중국, 만주 일대를 지배하에 두면서 필..